세입자가 나가는 달은 장부가 제일 헷갈린다. 통장에는 "보증금 반환" 한 줄이 찍히는데, 그 한 줄 안에 성격이 다른 돈이 서너 가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처음 겪었을 때 통장 금액을 그대로 "보증금 감소"로 넣었다가 결산 때 보증금 잔액이 계약서와 안 맞아서 거꾸로 풀었다.
통장 한 줄에 뭐가 섞이나
부동산에서 보내주는 정산서를 보면 대개 이렇게 생겼다.
- 보증금 원금: 돌려줄 돈
- 장기수선충당금: 세입자가 관리비로 냈던 것 중 집주인이 돌려줘야 하는 몫
- 미납 월세: 세입자가 안 낸 월세, 보증금에서 뺀다
- 수리비: 세입자 과실로 고친 비용, 보증금에서 뺀다
통장에서 나가는 돈 = 보증금 + 충당금 − 미납 월세 − 수리비. 예를 들어 보증금 1,000만 원, 충당금 8만 원, 미납 월세 88만 원(부가세 포함), 수리비 10만 원이면 통장에는 910만 원이 나간다.
이 910만 원을 "보증금 감소 910만 원"으로 넣으면 장부의 보증금 잔액이 90만 원 남는다. 실제로는 그 세입자에게 줄 보증금은 0인데.
네 조각으로 쪼개기
정산서 항목마다 계정이 다르다.
(차) 장기임대보증금 10,000,000 ← 부채 감소, 계약서의 원래 금액 전액
(차) 건물/시설관리비 80,000 ← 충당금 반환은 지출
(대) 잡이익 100,000 ← 수리비 공제분은 회사가 챙긴 돈
(대) 현금및예금 9,100,000 ← 통장에서 실제 나간 돈
차변 합 1,008만 원, 대변 합 920만 원. 88만 원이 안 맞는다. 이게 미납 월세인데, 여기서 규칙 하나가 나온다.
미납 월세는 여기서 안 잡는다
미납 월세는 보통 앞달에 이미 세금계산서로 수입을 잡아둔 상태다. 지난 글에서 쓴 대로 매출채권으로 잡혀 있다. 정산하는 달에 이걸 또 수입으로 넣으면 같은 월세가 두 번 잡힌다.
그래서 정산 달에는 미납 월세를 건드리지 않는다. 대신 매출채권을 지운다.
(차) 장기임대보증금 10,000,000
(차) 건물/시설관리비 80,000
(대) 매출채권 880,000 ← 앞달에 잡아둔 미납 월세, 보증금으로 회수
(대) 잡이익 100,000
(대) 현금및예금 9,100,000
이제 양쪽이 1,008만 원으로 맞는다. 보증금은 전액 사라지고, 매출채권도 0이 되고, 통장과도 맞는다.
미납 월세를 매출채권으로 잡아두지 않고 현금으로 잘못 잡아뒀던 경우라면, 이 달 통장 대사가 88만 원만큼 안 맞는다. 앞달 수입과 이 달 상계의 시차라 두 달을 합치면 상쇄되는 "설명되는 차이"다. 설명이 되면 오류가 아니다. 다만 다음부터는 매출채권으로 잡는 게 낫다.
장기수선충당금은 부채로 안 잡는다
세입자가 낸 충당금을 받을 때마다 부채로 쌓고 나갈 때 줄이는 게 원칙적으로는 맞다. 그런데 물건 몇 개 굴리는 1인 법인에서 그걸 매달 관리하면 일만 늘고 금액은 몇만 원이다. 나는 나갈 때 돌려주는 시점에 **지출(건물/시설관리비)**로 한 번에 잡는다. 결산 때 세무사가 보고 문제 삼은 적은 없다. 이건 내 선택이지 정답은 아니다.
정리
- 통장 반환액 한 줄을 정산서 항목대로 쪼갠다: 보증금(부채 감소) / 충당금(지출) / 수리비(잡이익) / 현금
- 미납 월세는 정산 달에 수입으로 다시 잡지 않는다. 앞달에 잡은 매출채권을 지운다
- 쪼갠 뒤 차변·대변이 맞는지, 보증금 잔액이 0인지 확인
- 정산서는 꼭 보관. 결산 때 세무사가 찾는다
세무 판단은 세무사와 국세청이 최종이다. 이 글은 내가 내 장부를 어떻게 넣는지의 기록이지, 이렇게 하라는 안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