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는 법인이 유리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세율 얘기다. 그런데 세율은 표 한 장으로 끝나는 얘기고, 실제로 법인을 운영해 보면 세율 외에 늘어나는 것이 많다. 몇 년 해본 입장에서 뭐가 늘고 뭐가 줄었는지 적는다. 결론은 없다. 상황마다 다르다.
늘어나는 것
장부. 개인 임대는 간편장부나 추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법인은 복식부기가 의무다. 이 블로그 글의 절반이 그 얘기다. 매달 반나절, 12월엔 하루.
고정비. 세무 기장료가 매달 나간다. 결산 수수료가 연 1회. 법인 등기 유지비, 법인 통장·카드 연회비. 매출이 작을수록 이 고정비의 비중이 크다.
절차. 세입자와 계약할 때 법인 인감, 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을 준비한다. 은행 대출은 법인 대출이라 심사가 다르고 대표 연대보증이 붙는다. 뭘 하나 하려면 서류가 한 겹 더 있다.
돈이 내 돈이 아니다. 법인 통장의 돈은 법인 것이다. 꺼내 쓰려면 급여나 배당으로 세금을 한 번 더 내고 가져와야 한다. 개인 임대는 월세가 그냥 내 돈이다. 이 차이가 심리적으로 제일 크다.
줄어드는 것
세율. 법인세는 2억 이하 구간이 낮다. 개인 종합소득세는 다른 소득과 합산돼서 구간이 올라간다. 임대 소득 외에 근로소득이 있으면 이 차이가 커진다.
비용 처리 범위. 법인은 업무 관련 지출을 비용으로 넣기가 개인보다 명확하다. 차량, 통신, 사무 공간. 개인 임대는 "임대와 관련 있나"를 계속 따진다.
분리. 임대 사업이 내 개인 재산과 분리된다. 사고가 나도 법인 범위에서 끝난다. 반대로 개인이 어려워져도 법인은 별개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
숫자를 하나 놓고 보면: 물건 몇 개에 연 매출 수천만 원 규모라면, 기장료·결산료·등기·계좌 유지 고정비가 연 200~300만 원 안팎 나간다. 세율 차이로 아끼는 세금이 이보다 커야 법인이 의미 있다. 매출이 그보다 작으면 고정비가 이익을 먹는다.
손은 매달 반나절이다. 이걸 세무사에게 다 맡기면 기장료가 오르고, 직접 하면 이 블로그가 된다.
나는 왜 법인인가
임대 외에 소프트웨어·게임 매출이 있어서 한 법인에 묶는 게 관리가 편했다. 세율보다 그 이유가 컸다. 임대만 했으면 개인으로 했을지도 모른다.
정리
- 법인이 유리한 건 세율과 비용 범위, 분리
- 불리한 건 장부·고정비·절차, 그리고 돈이 내 돈이 아닌 것
- 고정비 연 200~300만 원을 세율 차이가 넘어야 의미
- 판단은 매출 규모와 다른 소득 유무로
세무 판단은 세무사와 국세청이 최종이다. 이 글은 내가 내 장부를 어떻게 넣는지의 기록이지, 이렇게 하라는 안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