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올린 글은 지금까지 장부와 임대 얘기였다. 그런데 이 법인은 게임도 만든다. 설립할 때 법인 목적에 부동산 임대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같이 넣었다. 임대만 할 생각이었으면 뒤쪽은 안 넣었을 것이다.
성질이 반대인 둘을 한 법인에
임대 수입은 예측이 된다. 계약서에 금액과 날짜가 적혀 있고, 다음 달에 들어올 돈을 지금 안다. 대신 위로 늘어나지 않는다. 물건을 더 사지 않는 한 올해 수입과 내년 수입이 거의 같다. 임대료를 올려도 몇 퍼센트다.
소프트웨어는 반대다. 이번 달에 얼마 벌지 모르고, 대개는 0이다. 대신 하나가 되면 파는 수량에 손이 안 든다. 열 명에게 파나 만 명에게 파나 내가 더 하는 일이 없다.
한쪽은 바닥을 만들고 한쪽은 위를 만든다. 바닥이 있으면 위쪽이 몇 년 0이어도 버틴다. 반대로 위쪽이 없으면 바닥은 그냥 바닥으로 끝난다. 개인 임대와 1인 법인을 비교한 글에서 법인이 손이 더 간다고 썼는데, 손이 더 가는 걸 감수한 이유 중 하나가 이거다. 성질이 다른 두 사업을 한 장부 안에 두려면 개인보다 법인이 낫다.
큰 게임 하나는 안 된다
혼자 만들 수 있는 게임은 정해져 있다.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 스토어 등록, 고객 응대를 한 사람이 한다. 여기서 큰 게임 하나에 몇 년을 넣는 선택을 하면, 안 팔렸을 때 남는 게 0이다. 몇 년치 시간을 한 판에 건 셈이 된다.
그래서 작은 걸 여러 개 만드는 쪽으로 잡았다. 한 편이 안 되면 다음 편으로 간다. 각각이 작아야 이게 가능하다.
텍스트를 안 넣기로 했다
방향은 텍스트 없는 격자 퍼즐이다. 칸이 있고, 규칙이 있고, 설명 문장이 없다. 처음 몇 판이 곧 튜토리얼이 되도록 만든다.
텍스트를 빼면 번역이 사라진다. 언어마다 문장을 번역하고, 폰트를 넣고, 길이가 달라져 깨진 화면을 고치고, 규칙이 바뀔 때마다 그걸 다시 하는 일이 통째로 없다. 한 번 만들면 전 세계 스토어에 그대로 올린다. 혼자 만드는 사람한테는 이게 크다.
레벨은 사람이 안 만든다
퍼즐 게임은 레벨 수가 곧 분량이다. 수백 판을 손으로 만들면 그게 다시 몇 년짜리 일이 된다.
그래서 레벨을 규칙으로 생성한다. 판을 만들어내고, 그 판에 답이 존재하는지를 프로그램이 실제로 풀어서 확인한다. 답이 없거나 너무 쉬우면 버린다. 난이도도 푸는 데 걸린 단계 수로 재서 매긴다. 사람이 하는 건 규칙을 정하고 통과 기준을 정하는 것까지다.
아트는 스타일을 하나로 정해 여러 편이 같이 쓴다. 편마다 새로 그리면 편수를 늘리는 의미가 없다.
개발에는 AI 코딩 에이전트를 쓴다. 장부 자동화에 쓰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사람이 판단할 것과 기계가 반복할 것을 나누고, 반복 쪽을 넘긴다.
정리
- 임대는 예측되지만 안 늘고, 소프트웨어는 반대다. 한 법인에 둘을 둔 이유
- 혼자서는 큰 게임 하나에 몇 년을 걸 수 없다. 작은 걸 여러 개
- 텍스트를 안 넣으면 번역 공정이 통째로 사라진다
- 레벨은 규칙으로 생성하고, 답이 있는지는 프로그램이 풀어서 검증한다
출시와 수치는 아직 쓸 게 없다. 레벨 생성과 검증을 어떻게 짰는지는 다음에 따로 쓴다.